- 새벽 3시 40분인데 잠이 안오니...

 

- 그 동안 이리저리 들었던 노래에 대한 소감...

 * 지금은 인순이의 거위의 꿈을 듣고 있습니다. 촛불시위에 나왔던 여고생이 함께 불렀다고 하더군요. 여고생들의 꿈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40이 넘은 내게는 좋은 노래라는 생각을 뛰어 넘는 감흥은 없어 보입니다.

 * 10대 시절에 박인희를 좋아했죠, 박인희를 아시나요. 숙명여대를 나온 47년생입니다. 방랑자가 유명하죠, 고등학교 시절 박인희 디스크만 10여장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은 박인희는 다소 실망입니다. 미국의 포크송의 흉내를 내기는 했지만 6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사회성과 내면의 고뇌는 사라져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저 맑고 따뜻한, 어쩌면 소녀같은 유치함....

 * 존 레논의 이매진은 좋은 노래입니다. 정태인씨와 통화하다 보면 늘 들을 수 있고 각종 다큐멘타리에 단골로 나오죠.

 * 비틀즈의 let it be가 좋더군요. let it be는 우리가 배웠던 사상하고는 다른 종류의 사상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개조변혁해야 한다고 배웠지 그냥 놔두라고 배우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비틀즈는 여기에 어머니 또는 성모 마리아의 가르침이라며 속삭이듯 그냥 놔두라고 말합니다.

  마음이 가는대로, 감정이 움직이는대로... 귓가에 맴도는 노숙한 여인, 따뜻한 어머니가 격정과 열정에 젖어 있을 젊은 청년에게, 아들에게 그냥 마음이 가는대로, 감정이 가는대로 놔두라고 말합니다.

  이 가사, 노래가 좋은 이유는 무얼까 합니다.

  60년대 후반 영국, 미국의 젊은이들은 구조화된 엘리트 질서보다는 내면의 심성에 보다 귀를 귀울이는데 관심이 컸던 모양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노래는 반체제적이지 않은가요. 마약, 반전보다도 군사.정치.경제, 사회구조보다는 인간 내면에 대한 애정과 관심.....

 * 전상봉 의장이 소개해서 들은 밥 딜런의 노래는 요즘 듣고 있는데 아직은 감흥이 없습니다.

 

- 존 레논.밥 딜런.비틀즈가 전부라면 60년대 미국과 유럽의 청년들은 사회구조를 바꾸기 어려웠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랑스러운 젊은이들이긴 하지만 시대를 바꿀만한 파워가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문제는 이런 노래들이 왜 한국에 와서는 박인희.윤형주.김세환......심지어는 김민기.양희은 수준으로 전락했을까 하는 점입니다.

   반체제 노래쯤으로 알려진 아침이슬이나 상록수 따위에서 그 노래에 담긴 역사성을 제거하면 10대 소녀가 들어도 좋을 그런 수준의 노래가 아닌가요. 지나친가요.

   더구나 70년대 대마초 파동을 거치고 나온 대학가요제는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그나마 산울림이 낫다고 하는데...이것도 한국대학대중 문화의 유치함을 드러내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 생각하면 386세대들 또한 한국의 대학문화의 유치함과 섣부른 과격함이 공존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합니다.

 

- 문화의 견지에서 보면 서태지가 발군이 아닐까요, 아니면 지금의 10대 소녀들...

  일찌기 사상과 문화 투쟁은 정치투쟁의 서곡이라고 합니다. 10대 소녀들의 대비약을 기원합니다. 거위의 꿈은 아직은 너무 소녀적인 듯 합니다. 이보다는 박력있고 이보다는 사회적이고 이보다는 내면의 심성을 보다 깊이 탐구하는 시대를 선도할 역사적인 노래가 울려 퍼지기를

 

- 그냥 넋두리입니다. 잠이 오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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