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언론이 좋아하는 일 중 하나는 온갖 사회현상에 경제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대내외 협상, 국제대회 유치부터 시작해서 파업에 이르기까지 그 경제적 가치 혹은 손실은 어느정도이다라는 이야기를 접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요즘은 거기에 더불어 어떻게 산출했는지는 모르지만 일자리 창출효과가 몇 자리다 라는 이야기도 꼭 빠지지 않죠.

그러면 지금 우리사회의 가장 큰 이슈인 “미국산 쇠고기”의 경제적 가치는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이런 궁금증이 든 것은 우연히 신문 기사를 보고 나서입니다. 6월 10일자 동아일보의 “테이블 위엔 쇠고기뿐…길 잃은 새정부 ‘로드맵’”이라는 기사를 보면

“ 경제 회생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한미 FTA는 국회에서 비준동의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국가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미 FTA 발효가 1년 늦어지면 미국 시장의 선점 효과가 떨어져 15조2000억 원의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 간접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가져오는 경제적 이익을 계산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얼마 전 TV토론에서 한나라당 주성영의원이 모든 패널들에게 “한미FTA에 찬성하냐?”고 물을 정도로 미국쇠고기문제를 대강 넘어가자는 측은 “소고기를 내주고 미국이라는 큰 시장을 얻자”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회에서만 통과된다고 한미 FTA게 바로 발효되는 것도 아니고(페루와 콜롬비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은 자국이 조금이라도 손해본다 싶으면 비준을 미루더군요...) 실제 한미 FTA가 발효된다 하더라도 한국 자동차가 미국에서 날개 돋힌 듯이 팔려나갈 일도 없을 텐데 어찌 저런 셈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저 기사를 보고나니 미국산 쇠고기를 경제적으로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모두들 알고있는 것처럼 직접적인 경제활동 이외의 사건이나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나 상황을 우리는 “외부효과”라고 부르고 이러한 효과가 이득을 가져오면 “외부경제”, 손해나 손실을 초래하면 “외부불경제”라고 합니다.

미국산 쇠고기는 분명히 심각한 “외부불경제”를 가져 올 것입니다. 실제 한미FTA가 우리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 설령 “15조 2000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온다 치더라도 그 이상의 손실을 우리에게 안겨 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이제 막 100일이 넘은 대통령과 정부를 불신하고 조소하며 그의 남은 임기를 보내야 할 것입니다. 가뜩이나 원자재가격 상승이다, 미국발 금융 불안이다 해서 정신 똑바로 차려도 버티기 힘든 국제상황을 우리 국민들은 신뢰할 수 없는 리더를 짐처럼 떠안고 헤쳐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의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정을 해놓고, 이에 항의하는 국민을 때려잡는 정부를 둔 국가의 국민에게 어찌 신명나게 일하고, 세금내며 살아갈 것을 기대 할 수 있겠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로 얻을 실체도 없는 경제적 이익을 계산할 정신이 있으면, 마찬가지로 우리사회가 현재 댓가를 치르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치러야 할 비용에 대해서도 똑똑히 계산해 보기를 바랍니다. 주권의 측면, 국민의 자존심 측면, 건강의 측면, 민주주의의 측면 등이 뒤섞여 있는 지금의 상황을 단순한 경제적 셈법으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생각해봐도 미국산 쇠고기가 가져온 경제적 효과는 이미 큰 “적자”를 초래했으며 계속해서 고집을 피워 적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당신이 “샐러리맨의 신화”가 아닌 “CEO출신의 실패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도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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